T/T 대금 결제는 해외영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제 방식이지만, 선금 확인과 잔금 회수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자금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해외영업에서 제품을 아무리 많이 팔아도, 그에 상응하는 대금을 안전하게 회수하지 못한다면 매출은 숫자에 불과합니다.
T/T 대금 결제는 신용장(L/C) 방식에 비해 절차가 간단하고 수수료가 저렴하지만, 은행의 대금 지급 보증이 없기 때문에 대금 결제 리스크 관리를 조금만 소홀히 해도 회사의 자금이 크게 묶이거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T/T 대금 결제를 진행할 때 해외영업 담당자가 알아두어야 할 선금과 잔금의 처리 방법, 송금 계좌정보 작성, 외화입금 확인, 실제 거래에서의 잔금 협상 사례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T/T 대금 결제와 L/C(신용장)의 명확한 차이
무역 조건에서 대금 결제 방식은 크게 T/T(송금) 대금 결제와 L/C(신용장)로 나뉩니다.
두 방식의 차이를 정확히 알아야 바이어와의 협상에서 당당하게 대금 결제 조건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습니다.
| 구분 | T/T (Telegraphic Transfer, 전신환 송금) | L/C (Letter of Credit, 신용장) |
| 거래 성격 | 당사자 간 계좌이체 방식 (신뢰 기반) | 은행의 대금 지급 보증 방식 |
| 장점 | 절차가 매우 빠르고 서류 작성이 간편함, 은행 수수료 저렴 | 바이어의 부도/채무불이행 시에도 은행이 대금 결제 보증 |
| 단점 | 잔금 미지급 시 수출자가 대금 결제 리스크를 온전히 떠안음 | 개설 수수료 부담, 까다로운 서류 불일치(Discrepancy) 리스크 |
| 추천 거래 | 신뢰가 쌓인 바이어, 또는 선금(Deposit) 비중이 높은 거래 | 거래첫 거래이거나 거래 규모가 커서 대금 결제 안전성이 최우선인 경우 |
결국 T/T 대금 결제와 L/C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바이어와의 신뢰도, 거래 규모, 그리고 회사의 리스크 관리 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합니다.
T/T와 L/C 등 다양한 무역 결제 방식은 한국무역협회(KITA) 무역실무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금(Deposit)과 잔금(Balance)의 기본 원칙
T/T 대금 결제에서는 ‘언제 돈을 받을 것인가’보다 ‘언제 생산하고 언제 출고할 것인가’를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이전 글 [생산과 납기 관리, 해외영업 실무 핵심 6가지] 에서 강조 했듯이 대금 결제 완납을 하지 않은 채 공장에서 출고 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니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T/T 대금 결제에서는 일반적으로 선금 30% / 잔금 70% (30% Deposit, 70% Balance) 조건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계약서에 결제조건을 적어두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선금이 입금되었는지 확인한 후 생산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① 선금(Deposit)은 실제 입금 확인 후 생산 시작
바이어가 발주서(P/O)를 보내고
“송금했으니 바로 생산해 달라.”
며 이메일로 송금증(T/T Copy)을 보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송금증만 확인하고 바로 공장에 생산 지시를 내려서는 안 됩니다.
송금증은 실제 입금 완료를 의미하는 서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거래 은행을 통해 실제 외화 입금 여부를 확인한 후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무에서는 거래 은행에서 발급하는 외화입금통지서 등을 통해 실제 입금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② 잔금(Balance)은 가급적 출고 전에 확인
일반적인 거래에서는 제품이 공장에서 출고되기 전에 잔금까지 결제가 완료되도록 조건을 협의하는 것이 수출자 입장에서 가장 안전합니다.
잔금 결제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을 공장에서 출고해 CFS(소화물 집하장)나 CY(컨테이너 야드)로 이동시키면, 이후 잔금 지급이 늦어질 경우 보관료나 체선료 등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금 입금 → 생산 → 잔금 결제 확인 → 출고라는 순서를 기본적인 실무 원칙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모든 거래를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 기간이 길고 바이어와의 신뢰가 충분히 쌓인 경우에는 목적항 도착 후 잔금을 지급하는 등 다른 조건으로 거래하기도 합니다.
PI 작성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송금 계좌정보
T/T 대금 결제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바이어가 정확한 계좌로 송금할 수 있도록 Proforma Invoice(PI)에 송금 계좌정보를 정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PI 필수 계좌 정보 항목 예시]
- Bank Name (은행명): Kookmin Bank (Head Office)
- Bank Address (은행 주소): 84, Namdaemun-ro, Jung-gu, Seoul, Korea
- Account No. (계좌번호): 123-456789-01-012
- Account Name (예금주명): ABC Corporation Co., Ltd.
- SWIFT Code (BIC): CZNBKRSEXXX
실제 PI를 발행할 때는 계좌번호뿐만 아니라 예금주명, 은행명, 은행 주소, SWIFT Code 등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SWIFT Code, BIC, IBAN은 무엇이 다른가?
•SWIFT CODE (전신환 식별 코드): 전 세계 은행들이 국제 외화 송금 및 대금 결제를 위해 사용하는 8~11자리의 고유 은행 식별 코드입니다.
SWIFT CODE와 국제 송금 절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SWIFT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BIC (Bank Identifier Code): 사실상 SWIFT CODE와 동의어입니다.
유럽이나 일부 국가에서는 SWIFT CODE 대신 BIC라는 명칭을 더 흔히 사용하므로 “BIC 코드를 달라”고 하면 당사의 SWIFT CODE를 전달하면 됩니다.
•IBAN (International Bank Account Number): 유럽 국가 간 송금 시 사용하는 ‘국제 계좌번호 체계’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비유럽권 국가에는 IBAN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유럽 바이어가 IBAN을 요구할 경우 “한국은 IBAN을 쓰지 않으니 계좌번호(Account No.)와 SWIFT CODE를 사용해 대금 결제를 진행해 달라”고 안내하시면 됩니다.
유럽 국가에서 사용하는 IBAN 체계는 공식 IBAN 안내 자료를 참고하면 도움이 됩니다.
[실무 경험담] 인도네시아 바이어와의 잔금 시기 협상
▶첫 거래에서 B/L 발행과 잔금 시기를 어떻게 조율했는가?
인도네시아 바이어와 첫 비즈니스 물꼬를 텄을 때의 일입니다.
대금 결제 조건을 30% 선금, 70% 잔금으로 정했는데, 잔금을 치르는 ‘시기’를 두고 양측의 의견이 마찰을 빚었습니다.
첫 거래다 보니 양측 모두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100% 구축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저는 대금 결제 안전성을 위해 “무조건 공장 출고 전에 잔금 100%가 입금되어야 한다”고 안내를 했습니다.
반면, 바이어는 “얼굴도 한번 안 본 사이인데 물건이 자카르타 항구에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잔금을 주겠다”며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끝없는 옥신각신 끝에 제가 제안한 타협점은 “선적 완료 후 B/L(선하증권) Copy본 발행 즉시 잔금 지급” 조건이었습니다.
물건을 선적하여 B/L을 확보하되, 바이어에게는 B/L 사본(Copy)만 이메일로 먼저 보냅니다.
바이어는 B/L 사본을 통해 물건이 실제 배에 실렸음을 확인한 후 즉시 잔금 대금 결제를 진행하고, 저는 통장에 잔금이 입금된 ‘외화입금통지서’를 확인한 직후 화물을 찾을 수 있는 Original B/L을 국제우편(DHL)으로 발송(또는 Surrender 처리)해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서로에 대한 의심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첫 계약 시, 이러한 ‘B/L 사본 확인 후 대금 결제’ 방식은 양측의 리스크를 동등하게 분산시켜 계약을 성사시키는 훌륭한 해법이 됩니다.
그 이후 이 바이어와는 여러 차례 거래를 이어 갔고, 신뢰가 쌓인 뒤에는 출고 전 잔금 지급 조건으로 자연스럽게 변경되었습니다.
T/T 송금 수수료와 실제 입금액 확인
T/T 대금 결제에서는 약정한 금액이 실제로 전액 입금되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해외 송금은 송금은행과 중계은행, 수취은행 등을 거치면서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수수료 부담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OUR: 송금 관련 모든 수수료(송금은행, 중계은행 수수료)를 송금인(바이어)이 전액 부담
• BEN: 모든 수수료를 수취인(수출자)이 부담
• SHA (Shared): 송금은행 수수료는 바이어가, 중계 및 수취은행 수수료는 수출자가 반반 부담
예를 들어 계약서나 PI에서 바이어가 관련 송금 수수료를 부담하기로 합의했는데 실제 입금액이 부족하게 들어왔다면, 거래 은행의 외화입금통지서를 통해 부족 금액과 송금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액이라고 해서 매번 그냥 넘어가면 반복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족 금액이 발생했다면 바이어에게 해당 내용을 알리고, 다음 주문 시 차액을 합산하여 정산하는 방법 등 회사의 거래 원칙에 맞게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외화입금통지서는 단순히 돈이 들어왔는지를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T/T 거래에서 실제 입금 금액을 검수하는 실무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T/T 대금 결제는 입금 확인까지가 거래다
T/T 대금 결제는 단순히 바이어에게 계좌번호를 알려주고 송금을 기다리는 업무가 아닙니다.
① 선금은 실제 입금 확인 후 생산 시작
② 잔금은 가급적 출고 전에 결제 완료
③ 첫 거래에서는 B/L Copy 등을 활용해 양측의 결제 시점을 협의
④ 외화입금통지서를 통해 실제 입금 금액 확인
T/T 대금 결제에서는 이 네 가지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결제 문제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송금했다”는 바이어의 말이나 송금증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회사 계좌에 돈이 들어왔는지를 확인하는 것, 그리고 잔금 지급 시점과 출고 시점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외영업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약속한 대금이 실제로 입금되는 것까지 확인해야 하나의 거래가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