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식품 선정 방법, 실패를 줄이는 5단계 실무 체크리스트

수입식품 선정 방법은 해외에서 아무리 대박 난 제품이라도 국내에 들여와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식품 수입을 고민하는 수입상이나 수입 담당자에게 가장 머리가 아픈 첫 번째 숙제입니다.

식품 수입을 처음 준비할 때 이론서나 컨설팅 자료를 보면 ‘시장 데이터 분석’이나 ‘소비자 트렌드 리포트’부터 보라고 하지만, 솔직히 무역 현장에서 그렇게 대단한 데이터만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 역시 20여 년간 현장에서 일하며 수많은 아이템을 다뤄봤지만, 수입식품 선정의 첫걸음은 언제나 발품과 눈품을 파는 현장 실무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식품 수입이 일반 공산품 수입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에 대해서는 앞서 작성한 [식품 수입, 생각보다 어려운 이유: 20년 실무자가 말하는 수입식품의 현실]에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1단계: 수입 후보 제품은 어디서 찾아내는가? (실무 검색 노하우)

수입식품 선정 방법 중 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썼던 아이템 발굴 방식은 바로 해외 유명 ‘식품전시회(Food Expo)’ 홈페이지를 샅샅이 뒤지는 것이었습니다.


도쿄 푸덱스나 방콕 타이펙스 같은 해외 전시회가 열리기 몇 달 전부터 공식 사이트에 참가업체(Exhibitor) 목록이 뜨는데, 거기 등록된 수백 개 업체와 브랜드를 하나씩 클릭해보며 한국에 들어오면 반응이 어떨지 일종의 ‘감’을 잡는 작업입니다.

수입식품 선정을 위해서 현지 유명 브랜드는 물론, 한국인 관광객들이 여행 갔다가 싹쓸이해 오는 인기 상품, 혹은 이미 국내에서 잘 팔리고 있는 제품과 비슷한 유사 제품군 위주로 엑셀표에 리스트를 쭉 만듭니다.

그러고 나서 전시회에 가기 전 이메일로 인콰이어리를 먼저 날립니다.

“이번 전시회 때 부스를 방문할 예정인데 너희 제품에 관심이 많다. 미팅 시간과 샘플을 준비해 줄 수 있느냐”라고 연락을 돌리는 것입니다.

답변이 잘 오면 현장 미팅 시간을 확정하고, 혹시 답변이 안 오더라도 전시회 당일 해당 부스로 무작정 찾아가 제품을 둘러보며 인연을 만들었습니다.

전시회뿐만 아니라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역으로 추적하는 방법도 많이 썼습니다.

백화점 지하 식품관이나 코스트코, 대형마트, 쿠팡, 마켓컬리 같은 곳에서 잘 팔리는 수입식품들을 검색한 뒤, 도리어 구글링이나 B2B 사이트를 뒤져 해당 제조사를 찾거나 경쟁력 있는 유사 제품을 보유한 해외 공장을 찾아내는 방식입니다.

해당 제조사를 찾으면 이미 수입해서 판매중인 제품외에 다른 제품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유사 제품을 생산하는 해외제조업체를 발견하면, 기존 수입식품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메일로 물어보곤 했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견적서까지. 그래야 수입 통관 비용과 물류 비용, 유통 마진등을 고려한 소비자 판매가 나오니 실효성이 있는지 비교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입식품 선정을 위해서 심지어 해외에 거주하는 지인이나 친척들의 제보를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거기 마트에서 제일 잘나가는 과자가 뭐냐?”, “한국 사람들이 여행 와서 많이 사 가는 식품이 있냐?”라며 현지 마트 매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해 아이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괜찮다 싶으면 샘플 발송을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처음부터 인기있고 유명한 제품은 이 세상에 없으니까 항상 선구자의 마음으로 수입식품 선정을 고민했습니다.

2단계: 한국 소비자의 입맛과 가격 경쟁력 검토

이렇게 발품을 팔아 수입식품 선정 후보군을 엑셀 리스트로 만들었다면, 이제 내 ‘감’으로 골라낸 후보 제품을 냉정하게 필터링해야 합니다.

그 첫 번째 기준은 ‘한국 소비자의 입맛’과 ‘가격’입니다.

해외 현지나 유럽, 동남아에서 아무리 대박이 났더라도 현지인 입맛에 맞춰진 제품은 한국 시장에서 외면당하기 마련입니다.

현지인들에게는 고소하고 풍미가 좋다고 느껴지는 치즈나 과자가 한국인에게는 소금 덩어리처럼 짜게 느껴지는 경우가 허다하고, 반대로 현지에서 인기가 높다는 음료나 디저트가 우리 입맛에는 머리가 아플 정도로 너무 달아서 거부감을 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입맛 검토와 함께 수입식품 선정 기준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은 ‘국내에서 판매할 가격과 마진’입니다. 현지 소비자가격만 보고 “이 가격이면 한국에서도 경쟁력 있겠는데?”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공장 공급가(FOB/CIF)에 해상·항공 운임, 관세, 식약처 정밀검사 비용, 한글 라벨 작업비, 국내 보세창고료를 더하고, 여기에 입점하려는 오프라인 마트나 온라인 플랫폼의 유통 수수료를 떼고 났을 때 과연 나에게 남는 마진이 나오는가를 계산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수수료와 경비를 제하고 나면 손해를 보는 구조라면 수입할 이유가 없습니다.

3단계: 식약처 규제와 성분 장벽 확인 (가장 치명적인 단계)

제품 선정 과정에서 가장 많은 아이템이 걸러지는 단계가 바로 식약처 규제와 성분 검토입니다.

해외에서 식품으로 판매되는 제품이라고 해서 국내에서도 그대로 수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식품에 사용된 원재료와 식품첨가물이 국내 기준에 적합한지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수입할 제품을 선정하기 전에 국내에서 식품을 수입·판매하기 위해 필요한 행정 절차도 미리 갖춰야 합니다. 자세한 준비 과정은 [수입식품 영업 등록, 식품 수입 전 반드시 갖춰야 할 행정 서류 완벽 가이드]에서 정리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원료나 첨가물이라도 국내에서는 사용 기준이나 허용 여부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본격적인 계약이나 대량 발주에 들어가기 전에 해외 제조사로부터 원재료명(Ingredient List), 식품첨가물, 영양성분 등 제품 정보를 받아 국내 기준에 적합한지 사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품 원료와 식품첨가물의 국내 사용 기준은 제품 선정 단계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관련 기준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 제조사가 제공하는 Ingredient List만 보고 “문제없겠지”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원료명과 첨가물의 정확한 명칭을 확인하고,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인지와 사용 기준에 문제가 없는지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실제 수입 과정에서는 제품 자체의 품질보다 성분 하나 때문에 수입이 막히는 경우가 더 난감할 수 있습니다.

이미 계약금이나 생산비를 지급한 뒤 수입 불가 성분이 발견되면 단순히 제품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생산된 제품의 처리와 운송비까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입식품 선정 단계에서 성분 검토를 끝내고, 가능하다면 식약처의 관련 기준을 확인하거나 사전 검토를 거친 후 해외 제조사와 최종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단계: 유통기한과 최소 주문수량(MOQ)의 현실적 한계

네 번째 수입식품 선정 기준은 유통기한과 최소 주문수량(MOQ), 그리고 기존 시장과의 경쟁 구도입니다.

식품은 공산품과 달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집니다.

해외 공장에서 출고되어 항구에서 배를 타고 국내로 들어와 식약처 정밀검사를 마치고 유통망에 깔리기까지 최소 한두 달 이상이 소요됩니다.

유통기한이 총 6개월짜리인 제품이라면 국내 유통채널에 들어갈 때 이미 유통기한이 절반밖에 남지 않아 입점 자체가 거절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품의 총 유통기한뿐 아니라 국내 도착 후 실제로 판매할 수 있는 잔여 유통기한이 충분한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대형마트나 유통업체는 자체적인 입점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수입 전에 주요 판매처의 잔여 유통기한 조건도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이탈리아에서 유통기한이 1년인 1리터짜리 아몬드 드링크를 수입했던 경험도 좋은 사례입니다.

당시 건강을 생각한 견과류 음료가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어 오랜 협상 끝에 수입을 결정했습니다.

문제는 제품의 유통기한이었습니다.

현지 생산 후 선적까지 걸린 시간과 해상 운송 기간을 계산하고 나니, 국내 창고에 입고됐을 때 남은 유통기한이 9개월 남짓에 불과했습니다.

대형마트 등 국내 오프라인 유통체인은 납품 시 일정 기간 이상의 잔여 유통기한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이 제품은 1리터 대용량이어서 한 번에 소비하기보다는 개봉 후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마셔야 했기 때문에,

신규 제품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오프라인 유통에 투입하기에는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박스를 개봉해 보니 약 3개월 동안 파렛타이징된 상태에서 상부 압력을 받은 일부 제품의 캡핑 부분이 손상되어 불량품까지 발생했습니다.

결국 소비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적인 오프라인 유통은 어려워졌고, 저렴하게 판매하는 온라인 유통업체에 물량을 넘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수입식품 선정에서 제품 자체의 매력만큼이나 유통기한, 운송 과정에서의 제품 안정성, 국내 유통채널의 입점 조건까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또한 해외 제조사가 “우리 공장은 최소 20피트 컨테이너 1개 분량 이상만 주문을 받는다”라고 나올 때, 초보 수입상이 그 엄청난 재고와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지(MOQ 수량 감당 여부)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이미 국내 대기업이나 기존 수입상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제품군과 너무 똑같지는 않은지, 우리만의 차별점(가격, 맛, 패키징 등)을 가질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5단계: 샘플을 직접 확인하고 수입식품을 최종 선정하라

수입식품 선정 과정에서 서류와 가격만 확인하고 최종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해외 제조사에서 샘플을 받아 실제 제품의 맛과 향, 식감, 포장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과거 캐나다에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 감자칩 제품의 수입을 검토한 적이 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는 잘 팔리는 제품이었지만 샘플을 회사내부 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직접 먹여보니 국내 소비자가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맛에 비해 상당히 짠 편이라는 일관된 평가를 받았습니다.

물론 개인의 입맛만으로 국내 시장의 성공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수입 초기부터 대량 물량을 계약해야 하는 상황에서 굳이 시장 반응을 확인하지 않은 채 상당한 재고를 떠안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해당 제품의 수입을 보류했습니다.

샘플을 확인할 때는 맛뿐만 아니라 제품 용량, 포장 편의성, 개봉 방법, 용기 파손 가능성, 유통기한, 한글 표시사항 적용 가능성까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를 발견하면 본격적인 계약과 발주 전에 수입을 보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수입식품 선정은 ‘해외에서 잘 팔리는 제품’을 찾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할 제품인지 직접 확인하는 과정까지 거쳐야 최종 결정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감으로 발굴하고 깐깐하게 필터링하라

해외 전시회를 뒤지고 현지 마트를 조사하며 지인들의 제보까지 활용해 아이템을 발굴하는 과정은 수입식품 선정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좋은 제품을 찾았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수입을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지,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지, 식품의 성분과 기준·규격에 문제가 없는지, 유통기한이 충분한지, 최소 주문수량(MOQ)을 감당할 수 있는지까지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샘플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제품을 실제로 맛보고 포장 상태와 용량, 사용 편의성까지 확인한 뒤 “이 제품을 한국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을 때 비로소 최종 수입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제가 20여 년간 무역 현장에서 경험한 바로는, 수입식품 선정은 처음부터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후보 제품을 찾고 → 샘플을 확인하고 → 가격과 시장성을 검토하고 → 성분과 수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 유통기한과 MOQ를 따져가며 하나씩 걸러내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수십 개의 후보 중에서 “이 제품은 한국에서는 안 되겠다”라고 판단하고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성공적인 수입의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수입식품 선정의 기준을 통과한 제품이 정해지면 그다음에는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가 남습니다.

“그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해외 제조업체와 공급업체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품 선정과 해외 공급업체 발굴이 반드시 순차적으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무에서는 좋은 제품을 발견하면서 제조업체를 함께 확인하기도 하고, 특정 제조업체를 먼저 알게 된 후 그 업체가 보유한 여러 제품을 비교하면서 최종 수입식품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결국 제품과 공급업체를 함께 검토하면서 최종적으로 수입할 제품과 거래할 제조업체를 확정하는 것이 실제 해외 식품수입의 모습에 더 가깝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렇게 선정한 제품을 실제로 공급받기 위해 해외 제조업체와 공급업체를 어떻게 발굴하고, 첫 연락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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