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가능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샘플 테스트가 끝난 식품을 실제로 발주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앞선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수입식품은 샘플을 직접 받아 맛과 품질을 확인했다고 해서 바로 발주해서는 안 됩니다.
[수입식품 샘플 테스트, 최종 수입 제품을 결정하는 실무 과정]에서 설명한 샘플 테스트를 통해 최종 후보 제품을 결정했다면, 이제 그 제품이 실제로 한국에 수입될 수 있는지를 서류와 실물 포장을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식품 수입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제품을 생산하고 선적한 뒤에 문제가 발견되는 것입니다.
이미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은 돌려보내기도 어렵고, 한국에서 판매할 수 없는 성분이나 표시사항이 발견되면 반송이나 폐기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래서 식품을 수입할 때 ‘선 검토, 후 발주’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샘플이 마음에 들었다고 바로 PO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성분표와 제조공정도, 실제 포장재 등을 먼저 확인한 후 수입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수입 가능 여부 확인의 시작은 성분표다
샘플을 받아 제품의 맛과 품질에 문제가 없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성분표(Ingredient List)입니다.
해외 제조사가 보내주는 자료를 단순히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식품으로 판매할 수 있는 원료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복합원재료입니다.
예를 들어 제품의 원재료에 ‘Chocolate Chips’라는 원료가 들어 있다고 해서 초콜릿 칩의 이름만 확인하고 끝내면 안 됩니다.
초콜릿 칩 자체가 여러 원료를 혼합해서 만든 복합원재료라면 그 안에 무엇이 들어가는지 추가로 확인해야 합니다.
Chocolate Chips의 원재료인 Sugar → Cocoa Mass → Milk Powder → Emulsifier처럼 하위 원료까지 확인해야 실제 제품에 어떤 성분이 어떤 비율로 들어가서 100%를 완성 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제조사에 단순한 완제품 성분표만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원재료에 대해서도 가능한 범위까지 세부 성분 자료를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하나라도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원료가 있다면 저는 발주를 서두르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식품첨가물은 INS No.로 먼저 확인한다
수입 가능 여부를 판단하면서 제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식품첨가물입니다.
해외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첨가물이라도 한국에서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마다 식품첨가물의 허용 범위와 사용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조사가 보내준 성분표에 낯선 첨가물 이름이 있다면 저는 먼저 INS No.를 확인합니다.
INS No.는 식품첨가물을 구분하기 위한 국제적인 번호 체계이기 때문에, 이름이 생소한 첨가물이라도 번호를 통해 어떤 성분인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 다음에는 국내 식품첨가물 기준에 해당 첨가물이 사용 가능한지 다시 확인합니다.
이때 관세사에게 바로 모든 판단을 맡기는 것도 방법이지만, 저는 실무적으로 수입자가 먼저 기본적인 확인을 하는 것을 권합니다.
해외 제조사가 제공한 원재료명의 **INS No.(국제식품첨가물번호)**로 국내 수입 및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싶다면 식약처 수입식품정보마루 성분코드 조회 사이트에서 INS 번호를 입력해 조회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먼저 INS No. 등을 통해 확인하고, 애매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운 성분을 정리해서 관세사에게 다시 확인을 요청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해야 어떤 성분 때문에 문제가 되는지 수입자 자신도 알 수 있고, 제조사에게 추가 자료를 요청할 때도 훨씬 정확하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금지 성분 하나가 전체 수입을 막을 수도 있다
식품 수입에서 가장 무서운 상황은 제품 자체는 마음에 들었는데 특정 원료 하나 때문에 수입이 어려워지는 경우입니다.
해외에서는 오랫동안 사용해온 원료이고 현지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한국의 식품 기준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원료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함량이 아주 적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제품에 사용된 원료가 한국에서 식품 원료로 인정되는지, 식품첨가물이라면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첨가물인지 등을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식품 수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제품이 마음에 든다 → 가격도 맞는다 → 샘플 테스트도 통과했다 → 그러니 발주한다.
이 순서로 진행하면 안 됩니다.
제품 선정 → 샘플 테스트 → 수입 가능 여부 검토 → 이상 없음 확인 → 발주
이 순서가 되어야 합니다.
제조공정도를 보면 식품의 유형이 달라질 수도 있다
성분표만 확인하고 수입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제가 중요하게 보는 자료가 바로 제조공정도(Manufacturing Process 또는 Flow Chart)입니다.
제조공정도에는 제품이 어떤 원료를 사용하고 어떤 순서로 제조되는지가 나타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원료 투입 → 혼합 → 가열 → 살균 또는 멸균 → 냉각 → 충진(Filling) → 밀봉 → 포장‘ 과 같이 전체 제조 과정이 한눈에 파악되어야 합니다.
물론 모든 식품의 공정이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제품에 따라 가열이나 살균 과정이 없을 수도 있고, 실제 제조공정에 따라 공정 순서도 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제조사가 실제로 사용하는 공정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특히 어떤 원료가 언제 투입되는지, 부자재가 어느 단계에서 혼합되는지, 가열을 한다면 몇 도에서 가열하는지, 살균 또는 멸균은 몇 도에서 이루어지는지, 냉각은 어떤 조건에서 진행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제조공정도를 확인하다 보면 단순히 제조 과정만 확인되는 것이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품의 식품 유형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같은 원료를 사용하더라도 제조 방법이나 가공 과정에 따라 식품 유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성분표와 제조공정도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제조사에게 제조공정도를 요청할 때는 단순한 홍보용 공정 그림이 아니라 실제 생산공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받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제조공정도는 수입 가능 여부의 중요한 요건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오리지널 패키지는 반드시 실제 샘플로 확인하라
수입 가능 여부를 검토할 때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것이 오리지널 패키지입니다.
제조사가 이메일로 보내준 제품 사진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앞·뒤·좌·우·상·하 등 실제 제품의 모든 면을 확인할 수 있는 실물 샘플이 필요합니다.
지난 글 「수입식품 샘플 테스트, 최종 수입 제품을 결정하는 실무 과정」에서 제가 샘플을 최소 3개 이상 요청하는 이유를 설명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 샘플을 직접 보면 사진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원재료명, 제조사 정보, 바코드, 유통기한 표시, 제품 앞면의 사진이나 문구 등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제조사에게 한 가지를 더 확인해야 합니다.
“지금 받은 샘플의 포장재가 실제 수출 시에도 사용하는 포장재가 맞는가?”
샘플용으로 별도의 포장재를 사용하고 실제 생산품에서는 포장 디자인이나 크기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수출용 포장재가 다르면 한글표시사항 스티커의 크기와 부착 위치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따라서 저는 ‘실제 샘플 확인 → 실제 수출용 포장재인지 제조사 확인 → 스티커 부착 공간 확인’ 순서로 진행하는 것을 권합니다.
해외 패키지에 인쇄된 문구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식품 수입에서 의외로 문제가 되는 것이 제품의 홍보성 문구입니다.
해외에서는 흔하게 사용하는 표현이라도 국내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포장지에
“100% Natural”
“100% FRUIT”
등의 표현이 있다면 그 내용이 실제로 국내 표시기준에 부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국내 기준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효능이나 효과를 암시하는 문구가 오리지널 패키지에 이미 인쇄되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한글 스티커를 붙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리지널 포장지에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는 원재료명이나 문제가 되는 홍보 문구가 인쇄되어 있다면 그 부분을 한글 스티커로 가려서 해결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포장재 자체를 새로 제작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입 가능 여부를 검토할 때는 성분표만 보지 말고 실제 제품 포장지 전체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한글표시사항 스티커로 가릴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수입식품은 국내 판매를 위해 한글표시사항을 갖춰야 합니다.
이때 초보 수입자가 흔히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해외 포장지에 문제가 있으면 한글 스티커로 그냥 덮어버리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특히 원재료명, 제조사 정보, 바코드 등은 스티커를 붙일 위치를 결정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실제 샘플을 가지고 포장지의 어느 부분에 한글표시사항을 부착할 것인지 미리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제품의 주표시면에 음식 사진이나 조리된 음식의 그림이 들어 있는 경우도 확인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평소에 구매하는 과자나 음료수, 라면 봉지의 앞면을 한번 자세히 살펴보십시오.
그림이나 사진이 들어 있다면 그 아래쪽에 아주 작은 글씨로 ‘이미지 예시’, ‘조리 예’와 비슷한 문구가 인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이런 부분도 식품 포장지의 표시와 관련해 확인해야 할 사항입니다.
오리지널 패키지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한글표시사항 스티커만 추가하는 경우에는 이런 부분까지 기재해야 나중에 포장재를 다시 제작하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관세사에게 최종 확인을 요청할 때도 준비가 필요하다
여기까지 직접 확인했다고 해서 수입 가능 여부에 대한 판단을 수입자가 모두 끝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관세사에게 최종 확인을 요청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단순히 제품명과 성분표 하나만 보내면서
“이 제품 수입 가능한가요?”
라고 질문하는 것보다는 지금까지 확인한 자료를 최대한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분표, COA, 제조공정도, 실제 제품 패키지 사진 등을 함께 전달하면 관세사도 훨씬 정확하게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꼼꼼하게 수입식품 업무를 보는 관세사는 단순히 “수입 가능합니다.”라고 답하고 끝내지 않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좋은 관세사들은 성분표를 받아본 뒤 오히려 엑셀표를 만들어 추가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원료의 2차 원료는 무엇인가?”
“이 첨가물은 Natural인가 Artificial인가?”
“이 원료에는 별도의 첨가물이 들어가는가?”
처럼 하나의 원료를 다시 파고드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 원재료 자체의 제조공정도를 요구할 때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까지 알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귀찮아하지 마십시오.
관세사가 추가 자료를 요구했다는 것은 그만큼 수입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는 관세사의 요청사항을 그대로 제조사에게 전달해서 답변과 자료를 받아내야 합니다.
제조사에게 자료 요청 → 답변 수령 → 관세사에게 전달 → 추가 질문이 나오면 다시 제조사에게 확인
이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수입 가능 여부에 대한 윤곽이 명확해집니다.
저는 이런 과정을 귀찮아하지 않고 끝까지 자료를 받아내는 것이 오히려 수입자의 중요한 실무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입 가능 여부 확인이 끝나기 전에는 발주하지 마라
결국 식품 수입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간단합니다.
샘플 테스트가 끝났다고 바로 발주하지 않는 것입니다.
제품의 맛과 품질이 마음에 들고 가격과 MOQ까지 합의됐더라도, 그다음에는 반드시 수입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① 성분표와 COA를 확인하고, 복합원재료가 있다면 2차 원료까지 확인합니다.
② 식품첨가물은 INS No. 등을 통해 성분을 확인하고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지 다시 검토합니다.
③ 제조공정도를 받아 실제 제조공정과 가열·살균·냉각·충진 등의 과정을 확인합니다.
④ 그리고 실제 샘플의 앞·뒤·좌·우·상·하 전체를 살펴보면서 원재료명, 제조사 정보, 바코드, 홍보성 문구, 사진과 이미지 관련 표시 등을 확인합니다.
⑤ 마지막으로 이러한 자료를 관세사에게 전달하여 추가적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 없는지 검토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섰을 때 비로소 첫 PO를 발행할 단계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맺음말: 식품 수입은 ‘발주 전 확인’이 가장 중요하다
식품 수입에서 가장 아까운 돈은 제품을 수입한 뒤 폐기하거나 반송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입니다.
반대로 발주 전에 성분표 하나를 더 확인하고, 제조공정도 하나를 더 받아보고, 실제 포장지를 한 번 더 살펴보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습니다.
저는 20여 년 동안 여러 해외 제조사와 식품을 거래하면서 제품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발주를 서두르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샘플 테스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제품 선정 → 제조사 컨택 → 가격·MOQ 협상 → 샘플 테스트 → 수입 가능 여부 사전 검토 → 발주
이 과정에서 각각의 단계가 끝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특히 수입 가능 여부 사전 검토는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전에 할 수 있는 마지막 안전장치입니다.
이 단계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발주를 보류하거나 제조사에게 수정을 요청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미 생산과 선적이 끝난 뒤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식품 수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한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품이 마음에 들었다고 발주부터 하지 마십시오. 먼저 한국에 들어올 수 있는 제품인지 확인하십시오.”
수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끝났다면 이제 실제 발주와 수입을 준비할 차례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해외제조업소 등록과 한글표시사항 준비를 중심으로, 실제 첫 발주를 넣기 전에 어떤 행정 절차를 준비해야 하는지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