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식품을 판매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품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고, 포장이나 운송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제조사에게 “제품에 문제가 있다”라고 항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입식품 클레임이 발생했을 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해외 제조사에 항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그 내용을 제조사에 정확하게 전달한 뒤, 제조사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필요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저 역시 수입 업무를 하면서 여러 가지 수입식품 클레임을 경험했습니다. 그중에는 제조사가 비교적 빠르게 개선책을 제시한 경우도 있었고, 반대로 여러 차례 연락하고 공식적인 요구까지 했지만 끝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경험했던 두 가지 수입식품 클레임 사례를 통해 해외 제조사에 어떻게 문제를 전달했고, 제조사의 대응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후속 조치를 진행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제품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수입식품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문제의 원인과 범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수입식품의 제품 상태나 품질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은 앞서 작성한 [수입식품 샘플 테스트, 최종 수입 제품을 결정하는 실무 과정]에서도 설명한 바 있습니다.
수입식품 클레임을 진행할때는 단순히 판매 과정에서 고객이 불만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조사에게 책임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다음과 같은 내용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 어떤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 문제가 발생한 수량은 얼마나 되는지
- 전체 제품 중 어느 정도의 비율인지
- 동일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지
- 제조상의 문제인지
- 포장이나 운송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인지
- 실제 판매가 불가능한 수준인지
특히 해외 제조사와 문제를 협의할 때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보다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탈리아 아몬드 드링크의 캡 변형 사례
첫 번째는 이탈리아에서 1000ml 아몬드 드링크를 수입했을 때의 경험입니다.
당시 제품은 카톤 박스에 포장되어 있었고, 장기간 해상운송과 국내 정밀검사 과정을 거치면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제품이 입고된 후 확인해 보니 파렛트 하부에 적재되어 있던 제품의 일부 캡 뚜껑이 눌려 변형되어 있었습니다.
제품 자체의 내용물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캡이 찌그러진 제품은 정상적인 상태로 판매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경우 제조사에게 단순히
“제품의 캡이 찌그러졌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실제 문제가 발생한 제품을 촬영하고, 파렛트의 어느 위치에 적재된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사진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해당 사진을 제조사에 전달하면서 발생한 문제를 설명했습니다.
제조사의 대응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제조사는 카톤 중량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했고,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선적부터 포장 및 적재 방식을 변경하겠다는 공식적인 서신을 보내왔습니다.
기존에는 카톤당 입수량과 파렛트 적재 수량이 많았지만, 다음 선적부터는 카톤 입수량을 줄이고 파렛트 적재량도 기존 60개에서 48개로 줄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동시에 이번 문제로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도 전달받았습니다.
제가 제기한 수입식품 클레임에 대해 제조사가 단순히 “다음부터 주의하겠다”고 답한 것이 아니라, 실제 포장 방식과 팔레트 적재 방식을 변경하겠다는 구체적인 개선책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 정도라면 수입업체 입장에서도 제조사의 대응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제품은 이후 재주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제품 용량이 1L로 커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고, 유통기한 문제까지 겹치면서 판매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수입식품 클레임이 적절하게 해결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해당 제품을 계속 수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클레임 해결과 향후 거래 지속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열대과일 음료의 코코넛 젤리 함량 문제
두 번째 사례는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는 수입식품 클레임입니다.
베트남에서 코코넛 젤리가 함유된 열대과일 음료 제품을 수입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1차 오더 (Trail Order)의 반응이 괜찮아 이후 정식으로 2차 발주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2차 발주 제품을 확인하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처음 받은 제품과 비교했을 때 코코넛 젤리의 함유량이 눈에 띄게 적었던 것입니다.
단순히 육안으로 보기에도 차이가 있었지만,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제품을 랜덤으로 몇 개를 뽑아 실제 중량을 측정했습니다.
제조사가 제공한 COA에는 코코넛 젤리 함유량이 25%로 표시되어 있었고, 오리지널 포장에도 코코넛 젤리 25% 함유라고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제품을 측정해 보니 약 10~15% 수준으로 확인됐습니다.
단순히 “처음보다 적어진 것 같다”는 주관적인 판단으로는 해외 제조사에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직접 측정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했습니다.
사진보다 동영상으로 실제 측정 과정을 보여줬다
이번 수입식품 클레임 제기는 사진만 보내는 것보다 실제로 제품을 측정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보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제품을 랜덤하게 여러 개 선택하고 코코넛 젤리의 중량을 측정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제조사 담당자에게 해당 동영상을 전달하면서 문제를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담당자로부터 아무런 답변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연락을 해 보니 기존 담당자가 퇴사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담당자가 누구인지 확인했고, 새 담당자와 다시 연락을 시작했습니다.
담당자 한 명에게만 연락하지 않았다
새 담당자에게도 기존에 보냈던 영상과 문제 내용을 다시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명의 담당자에게만 문제를 전달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해외 제조사의 팀장과 대표에게도 상황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표의 이메일 주소는 링크드인 등을 통해 확인했고, 기존 담당자에게 보낸 내용과 동일한 자료를 팀장과 대표에게도 전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몇 차례 추가로 연락한 뒤에야 팀장으로부터 답변이 왔습니다.
팀장은 문제에 대해 사과하면서 “어떻게 보상해 드리면 좋겠느냐”는 취지로 물어왔습니다.
저 역시 해결 방법을 협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다시 연락이 끊겼습니다.
결국 제조사 대표에게 공식적인 요구를 전달했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미 제품의 실제 함량을 직접 측정했고, 제품에 표시된 내용과 실제 제품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자료도 확보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국제등기우편을 이용해 회사 대표 앞으로 공식적인 요구서를 보냈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경과와 제가 문제라고 판단한 내용을 정리하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법적인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조사에서는 더 이상 답변이 오지 않았습니다.
현지에서 실제 소송을 진행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해외 제조사를 상대로 현지에서 법적 절차를 진행하려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해당 제품은 남아 있던 물량을 판매했고, 이후에는 당연히 재주문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제가 판매했던 제품에서 소비자 클레임까지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수입식품 클레임 사례입니다.
해외 제조사와 문제를 협의할 때 필요한 대응
두 가지 경험을 겪으면서 수입식품 클레임에 대응할 때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① 문제를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만으로 제조사에게 책임을 요구하기보다 실제 제품을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한 범위와 정도를 파악해야 합니다.
② 사진과 동영상 등 증빙자료 확보
해외 제조사와 수입식품 클레임을 협의할 때는 말보다 자료가 중요합니다.
제품의 외관 문제라면 사진을 촬영하고, 실제 측정이 필요한 문제라면 측정 과정을 영상으로 남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제품의 함량이나 수량처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문제라면 실제 측정 결과를 함께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제가 경험한 베트남 음료 사례에서도 단순히 “코코넛 젤리가 적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실제 제품을 측정하는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문제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③ 제조사가 제공한 자료와 실제 제품 비교
수입식품은 제조사가 제공하는 여러 자료를 확인해야 합니다.
제품의 사양이나 COA, 포장에 표시된 내용 등과 실제 제품이 일치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제품에 표시된 내용과 실제 제품이 다른 경우에는 해당 차이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베트남 음료의 경우에도 COA와 제품 포장에는 코코넛 젤리 함량이 25%로 표시되어 있었지만 실제 제품을 측정했을 때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④ 이메일로 공식적인 기록 남기기
해외 제조사와의 협의는 가능하면 이메일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메신저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내용은 이메일로 다시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문제가 언제 발생했고, 어떤 자료를 전달했으며, 제조사가 어떤 답변을 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겨두면 나중에 상황을 정리하기도 쉽습니다.
특히 수입식품 클레임이 장기간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요청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⑤ 담당자가 해결하지 못하면 상위 책임자에게 전달하기
담당자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는데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팀장이나 책임자에게 문제를 전달하는 방법도 필요합니다.
필요한 경우 대표나 경영진에게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⑥ 필요하면 공식적인 요구로 대응하기
일반적인 이메일이나 메신저 연락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공식적인 요구서를 보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때는 감정적인 표현보다는 문제가 발생한 경위와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베트남 제조사에 국제등기우편을 보낸 것도 이러한 이유였습니다.
다만 공식적인 요구를 했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이 해외에 있는 제조사라면 실제 법적 대응까지 이어지는 데에는 비용과 시간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클레임이 해결되지 않을 때 수입업체가 판단해야 할 것
수입식품 클레임이 발생하면 수입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히 손해를 줄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하지만 모든 클레임을 끝까지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해외 제조사를 상대로 하는 경우에는 예상되는 손해액과 법적 대응에 필요한 비용을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법적 대응의 현실적인 비용과 한계
국내 거래라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비교적 쉽게 법적 절차를 검토할 수 있지만 해외 제조사를 상대로 하는 경우는 상황이 다릅니다.
현지 법률과 절차를 확인해야 하고, 변호사 비용이나 번역 비용, 소송 기간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수입식품 클레임이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소송까지 진행하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문제의 규모와 실제 손해액, 제조사의 대응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계약서에 중재조항이 있다면 일반적인 법원 소송이 아니라 해당 중재기관을 통한 국제중재 절차를 검토해야 할 수 있습니다.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센터에서도 국제중재 신청과 절차, 중재규칙 및 비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문제 해결과 거래 지속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기
제가 두 가지 사례를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클레임을 해결하는 것과 해당 제조사와 계속 거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이탈리아 아몬드 드링크의 경우 제조사가 포장과 적재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따라서 해당 클레임 자체는 제조사의 개선 조치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나 유통기한 등의 다른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결국 재주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베트남 음료는 제품의 품질 문제에 대해 제조사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고, 결국 저 역시 더 이상 해당 제품을 수입하지 않았습니다.
수입업체 입장에서는 단순히 이번 손해를 보상받는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 제조사와 계속 거래할 수 있는지도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실제 판매량과 재고, 소비기한 등을 고려해 다음 주문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이전 글 [수입식품 재고관리 방법: 소비기한 관리부터 임박재고 처리까지]에서 설명했듯이 수입식품은 재고와 판매추이를 함께 보면서 다음 발주를 판단해야 합니다.
맺음말: 클레임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거래에 대한 판단
수입식품 클레임이 발생하면 처음부터 제조사를 강하게 몰아붙이는 것보다 먼저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사진이나 동영상, 측정 결과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한 뒤 해외 제조사에 문제를 전달해야 합니다.
담당자가 적절하게 대응한다면 개선책을 협의하고 거래를 이어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담당자와 여러 차례 연락했음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상위 책임자에게 전달하고, 필요한 경우 공식적인 요구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수입식품 클레임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해외 제조사와의 거래에서는 법적 대응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도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제가 경험한 두 사례 역시 결과는 달랐습니다.
한 제조사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포장과 적재 방식을 개선했고, 다른 제조사는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끝내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해외 제조사의 대응을 보면서 해당 제품과 거래를 계속할 것인지 판단하는 것도 수입업체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수입식품 클레임은 단순히 손해를 보상받기 위한 과정만은 아닙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조사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지를 확인하고, 앞으로 계속 거래할 수 있는 업체인지 판단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