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식품 수입 실무 시리즈를 통해 해외에서 식품을 찾아오는 과정부터 실제 수입과 통관, 국내 판매와 재주문까지 제가 직접 경험했던 내용을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처음 식품 수입을 시작하는 분이라면 아마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하셨을 것입니다.
“좋은 제품을 찾아서 해외에서 가져오면 되는 것 아닌가?”
저도 처음부터 식품 수입의 모든 과정을 알고 시작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러 제품을 직접 수입하고 통관과 판매를 경험하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식품 수입은 제품을 찾는 사업이 아니라, 통관을 통과시키는 사업이라는 것입니다.
좋은 제품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찾는 것도 중요하고, 국내 시장에서 잘 팔릴 만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국내에서 수입할 수 없다면 사업은 시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이 국내 소비자의 식탁에 올라오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필요합니다.
성분을 확인하고, 제조공정을 확인하고, 수입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해외 제조업소 등록을 진행하고, 한글 표시사항을 준비하고, 선적을 진행한 뒤 식약처 검사를 거쳐 통관까지 마쳐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예상하지 못한 비용과 시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식품 수입 실무를 하나의 글로 마무리하면서, 처음 식품 수입을 시작하는 분들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세 가지 원칙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식품 수입은 ‘좋은 제품’보다 ‘수입 가능한 제품’을 먼저 찾아야 한다
식품 수입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해외에서 판매할 제품을 찾는 것입니다.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고, 해외 제조사에 연락하면서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제품을 찾습니다.
맛이 좋고, 패키지가 예쁘고, 가격도 괜찮고, 국내에서 판매하면 잘될 것 같은 제품을 발견하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이 제품을 빨리 가져와야겠다.”
하지만 식품 수입 실무에서는 이 순서가 뒤집혀서는 안 됩니다.
제품을 찾은 다음에는 반드시 ‘이 제품을 한국으로 수입할 수 있는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제품의 원재료와 식품첨가물, 제조공정 등을 확인하고 국내 기준에 맞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해외에서는 아무런 문제 없이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수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판매된 제품이라도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는 원료나 첨가물이 들어 있을 수 있고, 국내 기준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제품을 먼저 발주하고 나중에 수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입니다.
이미 제조사에 생산을 요청하고 돈을 지급했는데 통관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된다면 단순히 제품을 다시 수정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생산비용은 물론이고 해외 운송비, 통관 관련 비용, 보관료, 경우에 따라서는 폐기나 반송 비용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식품 수입 실무의 첫 번째 원칙은 아주 단순합니다.
제품을 마음에 들어 하기 전에 먼저 한국에 들여올 수 있는 제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것이 식품 수입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가져야 할 수입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련해서 수입 후보 제품을 어떻게 찾고 최종 제품을 선정했는지는 아래 글에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 참고 글: [수입식품 선정 방법, 실패를 줄이는 5단계 실무 체크리스트]
제품을 찾는 것과 수입할 제품을 결정하는 것은 다르다
식품 수입 실무에서 해외의 좋은 제품을 찾는 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샘플을 받아 실제 제품을 확인하고,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인지 검토하고, 필요한 서류를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수입할 제품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실제 수입 과정에서 샘플을 확인하고 제품의 성분과 표시사항 등을 검토한 후 최종적으로 발주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했더라도 실제 검토 과정에서 수입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실패가 아닙니다.
수입하기 전에 포기한 제품은 손실이 발생하지 않은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수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제품부터 발주하는 것이 더 큰 위험입니다.
실제 수입 가능 여부와 수입 식품 관련 공식 정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입식품정보마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수입은 ‘많이 가져오는 것’보다 ‘확인하고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
식품 수입 실무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많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첫 주문 물량입니다.
해외 제조사가 MOQ(최소주문수량)를 많이 요구하면 처음부터 그 물량을 맞춰야 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많은 수량을 주문하고 싶을 수도 있고, 제조사 역시 일정 수량 이상을 주문하면 더 좋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수입을 하려는 제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첫 발주는 판매량을 예측하는 주문이 아니라 제품과 시장을 확인하는 주문이어야 합니다.
실제로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해 보기 전까지는 아무리 시장조사를 많이 해도 실제 판매량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가격이 적절한지, 유통기한 안에 판매할 수 있는지, 거래처가 얼마나 관심을 보이는지 직접 경험해 봐야 합니다.
특히 식품은 유통기한이라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많은 수량을 들여오는 것은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식품 수입 실무에서 상당히 중요합니다.
첫 발주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판매량만이 아니다
첫 수입을 통해 확인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제품이 잘 팔리는지 여부가 아닙니다.
실제 수입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는 없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해외 제조사와 의사소통이 원활한지, 필요한 서류를 제때 받을 수 있는지, 생산과 선적 일정이 약속대로 진행되는지, 한글 표시사항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통관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등을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첫 거래에서 이런 부분을 확인하고 나면 두 번째 발주부터는 훨씬 구체적인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지나치게 많은 수량을 주문하면 제품 자체가 아니라 재고 때문에 사업의 판단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면 가격을 낮춰야 하고, 유통기한이 다가오면 재고를 처리해야 하며, 결국 처음에 생각했던 제품의 사업성보다 재고 부담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첫 수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얼마나 많이 가져올 것인가’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확인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식품 수입 실무에서의 첫 발주는 큰 성공을 만드는 주문이 아니라 다음 판단을 위한 경험을 만드는 주문이 될 수 있습니다.
첫 발주 물량과 Trial Order를 실제로 어떻게 진행했는지는 아래 글에서 제가 사용했던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 참고 글: [수입식품 첫 발주 전략, 왜 첫 주문은 100kg 이상으로 시작해야 할까?}
식품 수입 실무는 제품을 사오는 일이 아니라 ‘신뢰를 관리하는 일’이다
세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식품 수입 실무의 원칙은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식품 수입을 단순하게 생각하면 해외 제조사에서 제품을 구매해서 한국으로 가져오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거래를 해보면 제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입니다.식품 수입은 혼자서 진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해외 제조사와 계속 연락해야 하고, 운송업체와 선적 일정을 조율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관세사와 통관 문제를 협의해야 합니다.
국내에 제품이 들어온 이후에는 유통사나 판매처와도 거래를 이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입니다.
따라서 식품 수입은 여러 관계자가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하나의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는 사업입니다.
해외 제조사는 단순한 공급처가 아니다
식품 수입에서 해외 제조사는 단순히 제품을 공급해 주는 업체가 아닙니다.
원료가 변경되거나 제품의 배합이 바뀌었을 때 알려줘야 하고, 제조공정이나 포장 방식이 변경될 때도 수입업체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글 표시 사항을 제작할 때도 제조사의 협조가 필요하고,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제조사가 얼마나 책임감 있게 대응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제가 앞서 작성했던 수입식품 클레임 사례에서도 이 부분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이탈리아 아몬드 드링크의 경우 제품의 캡이 변형되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제조사가 원인을 파악하고 다음 선적부터 포장과 팔레트 적재 방식을 변경하겠다는 개선책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베트남 음료의 경우에는 제품의 실제 코코넛 젤리 함량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여러 차례 연락한 끝에 결국 제대로 된 해결책을 받지 못했습니다.
두 사례를 비교해 보면 제품 자체 만큼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조사가 어떻게 대응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실제 식품 수입 실무를 하면서 느낀 것은 좋은 거래 관계란 문제가 없는 관계가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할 수 있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단가가 조금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제조사를 선택하기보다는 실제 거래 과정에서 소통이 잘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감 있게 대응하는 업체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뢰는 작은 약속에서 만들어진다
신뢰는 계약서에 한 문장으로 적는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제품 사양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 약속한 생산일정을 지키는 것, 필요한 서류를 제때 제공하는 것,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실대로 설명하는 것처럼 작은 약속들이 쌓이면서 만들어집니다.
이것은 해외 제조사뿐만 아니라 국내 거래처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식품은 소비자의 안전과 직접 연결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제품 정보와 표시사항을 정확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식품 수입 실무의 세 번째 원칙은 이것입니다.
식품 수입 실무는 제품을 사오는 일이 아니라 해외 제조사와 신뢰를 만들어 가는 일입니다.
샘플 단계에서부터 실제 제품을 확인하고 제조사와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 역시 결국은 이런 거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샘플 테스트를 통해 제품의 품질과 포장, 유통기한 등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은 식품 수입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 샘플을 어떻게 확인하고 최종 수입 제품을 결정했는지는 아래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 참고 글: [수입식품 샘플 테스트, 최종 수입 제품을 결정하는 실무 과정]
식품 수입 실무를 돌아보며
지금까지 식품 수입 실무와 관련된 여러 가지 내용을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해외 제조사를 찾는 방법부터 제품을 검토하고 샘플을 확인하는 과정, 수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 해외 제조업소 등록, 한글 표시사항, 첫 발주, 선적과 통관, 재고관리, 그리고 클레임 대응까지 다뤘습니다.
각각의 글만 보면 서로 다른 업무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 과정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제품을 찾고 → 수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 샘플을 검토하고 → 제조사와 협의하고 →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 발주하고 → 선적하고 → 통관하고 → 판매하고 → 재고를 관리하고 → 문제가 발생하면 대응하는 것.
이 전체 과정이 바로 식품 수입 실무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의 출발점에는 결국 하나의 질문이 있어야 합니다.
“이 제품을 한국에서 안전하게 수입하고 판매할 수 있는가?”
좋은 제품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입할 수 없는 제품이라면 사업이 될 수 없습니다.
많이 수입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규모로 확인하고,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주문을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제조사와 거래처를 만나 장기적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도 식품 수입 실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처음 식품 수입 실무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식품 수입을 처음 준비하면 확인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성분도 확인해야 하고, 서류도 확인해야 하고, 표시사항도 준비해야 하고, 통관 절차도 알아야 합니다.
해외 제조사와 영어로 협의해야 하는 상황도 생기고, 처음 보는 용어와 절차 때문에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체 순서를 이해하고, 각 단계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한 번의 식품 수입 실무 경험이 쌓이면 다음 수입에서는 처음보다 훨씬 많은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던 서류가 익숙해지고, 제조사와 협의해야 할 내용도 조금씩 정리되며, 통관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미리 확인해야 하는지도 알게 됩니다.
결국 실무 능력은 책 한 권을 읽었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험이 쌓이면서 만들어집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여러 제품을 수입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를 경험하고, 제조사와 협의하고, 때로는 손실을 감수하면서 하나씩 배웠습니다.
그래서 이 식품 수입 실무 글을 읽는 분들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만 이 세 가지는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식품 수입은 제품을 먼저 사오는 사업이 아니라, 수입할 수 있는 제품인지 먼저 확인하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첫 수입에서는 많이 가져오는 것보다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장기적으로는 좋은 제품과 좋은 제조사, 그리고 거래처와의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세 가지가 제가 식품 수입 실무를 직접 경험하며 얻은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맺음말
이 글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이어온 식품 수입 실무 시리즈는 일단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식품 수입은 생각보다 확인해야 할 것이 많고, 글 몇 편만 읽는다고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분야도 아닙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분이라면 적어도 아래 사항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좋은 제품이라고 무조건 수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많이 가져오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좋은 제품을 찾는 것만큼 좋은 거래처와 신뢰를 쌓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세 가지가 제가 20여 년의 무역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식품 수입 실무의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다음부터는 다시 제가 오랫동안 경험했던 해외영업·수출 실무 이야기를 중심으로 글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식품을 수입하는 과정과 해외 바이어에게 제품을 수출하는 과정은 방향은 서로 반대이지만, 결국 그 중심에는 사람과 거래가 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직접 경험했던 해외영업과 수출 업무에서 어떤 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도 앞으로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